
퀸 메리호 13번 수밀문의 유령 수압
2014년 롱비치 해양국에서 기밀 해제된 RMS 퀸 메리호의 선체 정밀 진단 보고서에는 기형적인 데이터가 하나 기록되어 있다. 선미 기관실 하부, 13번 수밀문(Watertight Bulkhead Door 13) 인근 용골 판재를 대상으로 진행된 초음파 비파괴 검사 결과였다. 1.25인치 두께의 고장력 강판은 해수 부식으로 얇아지기는커녕, 내부에서 바깥 방향으로 2톤이 넘는 국소 하중을 지속해서 받고 있었다. 마치 무언가가 격벽에 온몸을 짓이기듯 기대어 있는 형상이었다. 야간 정비 인력들이 '샤프트 앨리(축로)' 구역의 순찰 서명을 노골적으로 거부해 온 데에는 물리적인 이유가 있었다. 지난 15년간 제출된 7건의 퇴직 사유서에는 동일한 진술이 적혀 있었다. 밀폐 구역 내부의 기압이 순간적으로 진공 수준까지 곤두박질치며, 1968년 이후 생산이 중단된 규격의 산화된 기계유 냄새가 진동한다는 보고였다.
자정을 15분 앞둔 시각, 나는 보험 갱신을 위한 선체 구조 안전 진단관 자격으로 퇴역한 여객선의 하부 구역에 발을 들였다. 화려한 상부 갑판을 지나 보일러실을 거쳐 해수면 아래 가장 깊숙한 G 갑판으로 내려갔다. 외판 너머 태평양의 냉기가 두꺼운 철판을 뚫고 뼈마디 속으로 스며들며 기온은 순식간에 섭씨 9도까지 떨어졌다. 80년 묵은 벙커C유의 찌든 악취와 말라붙은 해수 앙금 사이로, 항구 바닥의 진흙에 얹힌 8만 1천 톤의 강철 덩어리가 조류에 밀려 삐걱거리는 저주파의 묵직한 신음이 울렸다. 나의 임무는 명확했다. 1966년 수밀 훈련 중 18세의 선임 화부 존 페더가 몸이 끼어 절단되어 숨진 바로 그 자리, 13번 수밀문 프레임에 디지털 변형률 게이지를 부착해 기록된 응력이 조석 간만의 차에 의한 것인지 기계적 결함인지 판별하는 것이었다.
작업 도중 쥐고 있던 렌치를 격벽 바닥 철판 위에 떨어뜨렸다. 강철 내부에서 음파는 초당 약 4,800미터의 속도로 전달된다. 그러나 날카로운 금속음은 즉각 울리지 않았다. 소리는 어둠 속으로 먹혀들어가듯 사라졌다가, 약 4초가 지나서야 저 멀리 격벽 끝에서 메아리쳐 되돌아왔다. 고작 18미터 길이의 폐쇄 터널에서는 물리적으로 성립할 수 없는 음향 지연이었다. 동시에 휴대용 디지털 기압계의 수치가 급격히 곤두박질치기 시작했다. 배기 밸브가 열리지 않았는데도 공기는 폐를 찌를 듯 메마르고 희박해졌다. 입김조차 나오지 않았다. 공기 중의 수분이 비정상적으로 빨려 나가며 입술 표면이 메마른 논바닥처럼 갈라져 피가 배어 나왔다.

바닥 배수 격자 아래의 상황을 확인한 순간 숨이 턱 막혔다. 오수 펌프 쪽으로 빠져나가야 할 검은 폐수가 경사를 거슬러 역류하고 있었다. 액체는 중력을 무시한 채 13번 수밀문 문틀을 향해 천천히 기어 올라갔다. 그것은 흐르는 것이 아니었다. 분당 정확히 70회의 일정한 박동에 맞춰, 끈적거리는 타르처럼 꿈틀거리며 문턱으로 모여들고 있었다. 직감적인 위험을 느끼고 물러서려던 순간, 손이 차가운 13번 수밀문의 주철 손잡이에 닿았다. 영하에 가깝게 냉각되어 있어야 할 강철 손잡이는 얼어붙은 외판과 달리 축축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었다. 체온계로 잰 듯 정확한, 섭씨 36.5도의 미적지근한 생체 온기였다.
1968년 호텔로 개조될 당시 유압 작동유는 완전히 배출되었고, 실린더는 영구적으로 개방된 채 5센티미터 두께의 강철 볼트로 고정 용접되어 있었다. 그러나 고막을 찢는 파열음과 함께 보존용 용접부가 폭발하듯 튕겨 나갔다. 300킬로그램에 달하는 육중한 강철 문은 중력에 의해 수직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수평 레일을 따라 맹렬한 유압의 힘으로 미끄러져 닫히더니, 바닥에서 정확히 10센티미터를 남겨두고 멈춰 섰다. 1966년 당시 청년의 신체를 절단했던 바로 그 간격이었다.

밀폐된 샤프트 앨리 내부의 기압이 순간적으로 붕괴했다. 고막과 비강의 모세혈관이 터져 나오며 턱 끝으로 비릿한 피가 흘러내렸다. 바닥 철판 밑 좁은 배수로 속에서 무언가 육중하고 젖은 덩어리가 쇳소리를 내며 기어오기 시작했다. 수직 비상 탈출구를 향해 온 힘을 다해 몸을 던졌으나, 왼쪽 안전화가 보이지 않는 거대한 바이스에 물린 듯 바닥에 완전히 못 박혔다. 냉랭한 한기 따위가 아니었다. 뼈를 부술 듯 내리누르는 묵직하고 실질적인 산업 기계의 압력이었다.
발목을 내려다보았다. 허공뿐이었다. 그러나 방수 작업복의 팽팽한 면직물은 공기 중에서 허우적거리는 것이 아니라, 무언가 거친 악력에 의해 뒤틀리며 찢겨 나가고 있었다. 기름에 젖은 투명한 압력은 작업복 위로 뚜렷한 다섯 손가락의 멍 자국을 남기며 나를 수밀문 하부의 10센티미터 틈새로 질질 끌어당겼다. 보이지 않는 손은 내가 아니라 바닥 아래의 공간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것은 정해진 궤적을 따라 기계처럼 작동하고 있었다.
다리를 부러뜨릴 기세로 끌려가는 찰나, 비상 탈출 해치의 도그 래치 핸들이 손끝에 걸렸다. 부러진 손가락으로 래치를 악착같이 젖히자, 두 갑판 사이의 극단적인 기압 차로 인해 폭압이 터져 나오며 해치가 굉음과 함께 젖혀졌다. 몸이 위쪽 갑판으로 내팽개쳐지는 순간, 닫힌 해치 틈에 끼어 있던 센서 연결 케이블이 단칼에 끊겨 나갔다.

다음 날 오전, 항만청 조사관들이 수습한 디지털 게이지의 내부 저장 장치에는 불가능한 계측값이 남아 있었다. 내가 갇혀 있던 약 15분 동안, 13번 수밀문의 프레임에는 평방인치당 1,400파운드의 전단 하중이 가해져 있었다. 퀸 메리호가 현역으로 대양을 가르던 시절에 사용되다 반세기 전 완전 철거된 증기 터빈 유압 펌프의 정격 출력 수치였다. 장비에 내장된 수심 센서의 기록은 더욱 괴이했다. 10미터 수심의 잔잔한 항구 바닥에 영구 계류된 배였음에도, 문이 닫혀 있던 동안의 주변 수심 기록은 북대서양 한가운데를 전속 항해할 때의 흘수선인 해수면 아래 33미터로 떨어져 있었다.
사고 조사 증거물로 압수된 왼쪽 안전화의 중족골 부위는 산업용 압축기에 짓눌린 듯 완전히 으스러져 있었다. 찢겨 나간 가죽 틈새에서는 유기물 성분의 체액과 함께, 1966년 10월 이후 퀸 메리호 선체 내부에서는 단 한 번도 도포된 적 없는 붉은색 납 중독 방청 페인트의 미세한 산화 조각들이 검출되었다.

[ CLASSIFIED VERDICT ]
[접근 로그 - 원본 출처]
캘리포니아 롱비치에 영구 정박된 역사적 여객선 퀸 메리호의 실제 심령 구역인 '샤프트 앨리(축로)'와 13번 수밀문의 비극을 바탕으로 합니다. 1966년 선체 방수 훈련 중 18세의 기관원 존 페더가 닫히는 13번 수밀문에 끼어 절단 사망한 이후, 완전히 기계 장치가 철거된 선체 하부에서 문이 스스로 닫히거나 설명할 수 없는 유압 소음 및 기압 강하가 관측된다는 실존 괴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