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의 그림자
cryptid

거울 속의 그림자

8 days ago히든 테이프 아카이브
[파일 #199B3588]
[접근 로그: 2026-06-25 02:58:05]
[기원]The Yeren: China's Elusive Wildman

오래된 아파트 단지에 얽힌 괴담 중 하나는 특정 호실에 걸린 거울에 관한 것이었다. 밤늦게 혼자 거울을 보면, 간혹 자기 모습이 아닌 다른 무엇이 비친다는 얘기였다. 한때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작은 파문이 일었으나, 이내 흔한 괴담으로 치부되었다. 사람들은 대개 피로와 착각이 만들어낸 환상일 뿐이라고 여겼다.

나는 최근 이사한 빌라에 매우 만족하고 있었다. 특히 안방에 있던, 오래되었지만 고풍스러운 전신 거울이 마음에 들었다. 동네 중고 거래 앱에서 싼값에 나왔길래 충동적으로 구매했고, 그 거울은 빌라의 분위기와 묘하게 어울렸다.

처음에는 피곤 탓이라 생각했다. 밤늦게 샤워를 마치고 거울 앞에 섰을 때였다. 분명 내 오른쪽 손을 들어 머리를 털었는데, 거울 속 그림자는 아주 미세한 순간, 왼쪽 손이 먼저 움직이는 듯한 착시를 일으켰다. 순간적으로 멈칫했지만, 곧 피곤해서 그렇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intro

며칠 후, 다시 거울 앞에서 옷을 갈아입던 중이었다. 무심코 거울을 응시했다. 내 입술은 일자로 다물려 있었는데, 거울 속 내 모습의 입꼬리는 아주 희미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위로 향하고 있었다. 섬뜩한 기시감이 등골을 타고 흘렀다. 나는 애써 고개를 젓고 거울에서 시선을 돌렸다.

밤이었다. 잠이 오지 않아 침대에 누워 뒤척였다. 문득 거울을 다시 보고 싶다는 충동에 사로잡혔다. 마치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린 듯, 나는 몸을 일으켜 거울 앞에 섰다. 일부러 동작을 크게 해보았다. 오른손을 들어 머리카락을 쓸어 넘겼다.

middle

거울 속 나는 그대로 멈춰 있었다. 찰나의 정적. 그리고 느릿하게, 내 동작과는 무관하게, 거울 속 '나'는 똑같이 오른손을 들어 머리를 쓰다듬었다. 손끝이 차갑게 식었다. 심장이 제대로 뛰지 않는 듯했다. 그것은 더 이상 내 반사가 아니었다. 나를 흉내 내는 어떤 존재였다.

떨리는 손으로 거울 속 '나'의 눈을 가리켰다. 거울 속의 나는 아무런 반응 없이 그저 나를 응시했다. 그리고 천천히, 내가 하지 않은 웃음을 지었다. 입꼬리가 끔찍하게 뒤틀렸다. 턱을 타고 차가운 물줄기가 흘러내렸다. 그것이 눈물인지 땀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숨이 턱 막혔다. 나는 황급히 손을 내렸다. 그런데 거울 속의 '나'의 손은 여전히 공중에 떠 있었다. 더 이상 내 동작을 따라 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조롱하는 듯한 포즈로 굳어 있었다. 그 눈빛은 텅 비어 있었으나,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듯했다.

climax

나는 그 자리에서 뒷걸음질 쳤다. 거울 속의 그것은 내 움직임을 더 이상 따라 하지 않았다. 그저 그 자리에 서서, 거울 너머의 어딘가를 응시하고 있었다.

다음 날, 나는 그 거울을 덮개로 가리고 벽에 기대놓았다. 그리고 다시는 그 거울을 마주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 거울이 있던 자리, 그 방의 공기는 영원히 차갑게 식어 있었다. 나는 이사를 고려하고 있다. 아니, 이미 그 빌라에서 비슷한 소문이 다시 돌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

conclusion

[ CLASSIFIED VERDICT ]

[접근 로그 - 원본 출처]

오래된 아파트 단지에서 시작된 괴담 중 하나는 특정 호실의 거울에 밤늦게 비친 자기 모습이 아닌 다른 존재를 목격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람들은 이를 피로나 착각으로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이 이야기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작은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